김민기, 안녕

권민철
권민철

[사설요약]

김민기(1951~2024)는 위대한 시인이자 음악가로, 자신의 노래와 삶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음. 그의 노래는 저항운동의 상징이었지만, 인간애를 바탕으로 했음. 시대의 아픔을 담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음. 군 복무시절 지은 '늙은 군인의 노래'는 5.18당시 시민군과 진압군 모두 불렀음. 1970년대 노동자들의 결혼식 축하곡으로 만든 '상록수'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주는 노래로 사랑받아

그가 1991년 대학로에 설립한 소극장 학전(學田)은 많은 배우들에게 배움의 밭이 됐음.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안내상이 학전에서 성장. 그는 평생 '뒷것'을 자처. 말로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그런 삶을 실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모든 배역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아. 스타 마케팅이 흥행을 좌우하는 세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도를 고집. 공연 수익의 투명한 분배도 그의 평생 원칙

말년에 그는 어린이 공연 문화를 꽃피우고자 했음. 그러나 학전은 올 3월 끝내 문을 닫았음. 그 뜻을 이어가는 게 남은 우리가 해야 할 일. 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함(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