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사설 5개로☕세상읽기
1️⃣채 상병 특검법 부결... 민심보다 '윤심'이 무서운 與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의 반대로 자동 폐기됐음. ‘VIP 격노설’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이므로 여당이 대통령 방탄에 나선 셈
수사외압 의혹은 총선 때 정부·여당 심판여론을 촉발. 최근엔 외압설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속속 공개중. 이 와중에 특검법을 부결시킨 것은 총선 민심을 저버린 태도.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는 민심보다 ‘윤심’만 살핀 것
진상 규명은 당분간 공수처 수사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 대통령실과 여당은 시간 벌기에 성공했을지 몰라도, 총선 때보다 더한 성난 민심을 피할 수 없을 것. 윤 대통령의 격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특검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음(한국일보)
2️⃣여야 이견 좁힌 민생법안도 줄줄이 폐기시키는 ‘나쁜 정치’
오늘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 극한 대립으로 사실상 합의했거나, 이견이 거의 없는 민생·경제 법안들까지 줄줄이 폐기될 운명.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 방어를 위해 상임위를 모두 멈춰 세운 때문. 민생 법안 처리를 주도해야 할 여당의 역할을 저버린 것
부모의 육아휴직 기간을 1년 반씩 3년으로 연장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확대하는 내용의 모성보호 3법은 여야에 이견이 없었음.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부모가 자녀 유산을 상속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구하라법도 여야가 합의했었음
사용 후 핵연료 저장·처분시설 조성을 위한 고준위방폐물법도 민주당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합의가 이뤄졌었음. 반도체 등 국가전략시설에 대한 투자액의 세액공제를 2030년까지 연장하는 ‘K칩스법’ 개정안은 정부 여당이 제안하고, 야당도 원론적으로 동의했지만 처리에 실패(동아일보)
3️⃣中 ‘64조 반도체 펀드’ 조성, 韓 여당은 반도체 지원법 뒷전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장악에 맞서 64조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반도체 굴기'를 추진중. 이전 두 차례의 61조원 규모 펀드에 이은 세번째 반도체 펀드. 첫 번째 펀드는 반도체 생산에, 두 번째 펀드는 소재·부품·장비에 집중했으며, 이번 세 번째 펀드는 제조용 장비에 초점을 맞춘 것. 지난 10년간 130조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
미국과 EU도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 110조원을 지원 중. 대만은 직접 보조금 대신 세액 공제 방식으로 지원하며, 연구·개발 등 인프라 조성은 정부가 주도. 지난 3월부터는 10년간 12조70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설계 및 AI 분야 해외 스타트업 유치와 글로벌 전문가 육성중. 담당 부처 장관들도 모두 반도체 전문가
그러나 한국에서는 최소한의 반도체 지원법조차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국가 전략기술에 대한 시설 투자를 하면 세액 공제를 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올해 일몰을 맞게 되며, 이를 연장하는 법 개정안 역시 폐기될 예정. 여야 간 합의된 법안들인데도 야당이 아닌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른 정치 목적으로 처리를 거부한 때문. 충격적인 일(조선일보)
4️⃣‘상속·배당’ 부자 감세 또 나서는 정부, 빈 곳간은 안중 없나
정부가 상속세 완화를 공식화했음.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속세를 줄여주고 금융소득 과세도 하지 않겠다는 것. 2년째 역대급 재정적자로 비어가는 나라 곳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자 감세’에만 골몰하니 모골이 송연
현행 상속세율은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 최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추가적인 20% 할증이 붙어 세 부담이 크다고 재계는 주장. 그러나 경영권 프리미엄은 시장에서 평균 45% 이상 형성되어 실제론 ‘과세 할인’ 효과를 보고 있음. 특히 상속세를 내는 건 기업이 아니라 총수. 검증되지 않은 후계자가 지배력을 늘리면서 일어나는 지배구조 왜곡은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
상속세 개편이되면 2022년 기준 19조2603억원의 상속세가 덜 걷히게 됨.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7조원 기록. 올해도 세수가 부족해 한국은행에서 45조원을 빌려쓰고 있는 상황에서 부자 감세 추진은 어이없는 일. 윤석열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낙제 수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서민 생활은 피폐. 이러한 상황에서 상속세를 줄이면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경향신문)
5️⃣시군구별 수능점수 공개, 서열화·사교육 조장 우려한다
교육부가 개별 학생과 고등학교별로 전체학생들의 수능 성적을 시군구 단위까지 100% 공개하기로 결정. 교명을 밝히지는 않는다지만 학교가 몇 되지 않는 시군구는 어느 학교인지 금방 알 수 있음
지금까지는 광역자치단체 단위 정보만 표본으로 제공됐음. 이번엔 모든 교육 데이터를 전면 개방. 이로 인해 고교 서열화와 사교육 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 학생 이름은 가린다지만, 민감한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될 위험성도 큼
이번 정책은 고교 평준화의 틀을 흔들 것이 명약관화. ‘일제고사’보다 훨씬 강력하게 학교와 지역을 서열화하는 정책을 여론 수렴도 없이 불쑥 꺼낸 것. 이해할 수 없음. 학력이 떨어지는 지역과 학교를 찾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표본 조사로도 충분. 학력이 낮은 학생 선별은 학교가 하면 됨. 이번 정책은 폐기돼야 함. 무엇보다 학생·학교·지역을 줄 세워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비교육적(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