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사설 5개로☕세상읽기

편집팀

1️⃣“동해에 막대한 석유·가스” 가능성도 채산성도 미지수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포항 앞 바다에 석유·가스 매장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와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 추정 매장량 35억~140억 배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면서 석유관련 주식 급등. 시추 성공률 20%로 그나마 높지만 실패 가능성이 더 큼. 나오더라도 채산성은 또 별개의 문제. 흥분 가라앉히고 결과 지켜볼 일

어제 발표는 총선 참패 이후 소통 쇄신 차원에서 처음 한 국정 브리핑. 굳이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어야 했는지는 의문. 국정 브리핑이라면 복잡한 이슈를 두고 종합적으로 설명하며 국민 이해를 구하는 자리여야 했음. 하지만 시작 8분 전에 내용도 알리지 않은 채 일정을 공지. 대통령은 깜짝 발표 후 4분 만에 질문도 안 받고 자리를 떴음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6년 연두 기자회견에서 “포항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지만 정제된 경유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음. 어제 윤 대통령은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지만 호들갑을 떤 것은 정부였음.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예상이 어긋나면 후폭풍 감당은 대통령의 몫(동아일보)

2️⃣오물 풍선 갈등이 ‘9·19 군사합의’ 다 허물 일인가

정부가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한 대응으로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부 정지하기로 했음. 북한의 행동이 치졸하면서도 섬뜩한 도발이었지만 남측이 대응이 적절한지는 동의어려워. 9·19 군사합의가 작년 남측의 ‘일부 효력 정지’ 후 북한의 ‘폐기 선언’으로 유명무실해졌다고는 하지만, 남북 충돌 제어장치를 완전히 없내는 것은 다른 얘기

풍선이 넘어온 직접적인 이유는 남측에서 먼저 대북전단 풍선을 올려보냈기 때문. 탈북민단체가 지난달 10일 대북전단 30만여장을 올려보내. 북한 당국은 풍선 접근을 차단한 채 군경이 일일이 수거했음. 우리 정부도 안전 문제 때문에 격추하지 않고 땅에서 수거했음.

이렇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걱정한다면 정부가 할 일은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시키는 일. 탈북민 단체는 오는 6일 또다시 전단 20만여장을 날려보낼 계획. 정부가 이들의 ‘표현의 자유’도 존중해야 하지만,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면 개입해야(한겨레)

3️⃣최-노 이혼소송 속 ‘노태우 비자금’, 환수방안 찾아야

서울고법이 SK 최태원 회장에게 1조 3천억원을 노소영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이유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 때문. 이 돈을 '유형적 기여', 즉 결혼지참금으로 간주한 것. 또한 국가가 알았다면 추심했을 것이라며 부정축재 가능성도 언급

민법은 불법에서 나온 수익은 보장하지 않는 게 원칙. 재판부가 재산 형성 과정의 불법성을 이번에 따지지 않은 것은 잘못. 정경유착은 재벌과 정치권력이 결탁해 사회적 자원을 독점하고 그 수익을 공유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 재판부가 이를 용인한 것은 사회정의에 반함

이번 판결로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부실했음이 증명됐음. 이번에 발견된 300억원은 그 규모가 작지 않아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을 갖게함. 특별법 제정처럼 실정법의 한계를 넘어서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 환수를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함. 불법 자금을 종잣돈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인식은 SK의 미래에도 도움이 안됨(한겨레)

5️⃣김정숙 인도 방문 의혹투성이지만 검찰 수사가 우선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4일 인도 방문을 둘러싼 의혹이 날로 증폭. 대통령 전용기 ‘공군 2호기’가 동원됐고, 청와대 직원 13명도 동행. 장관 차원의 방문이었으면 2500만원 정도면 됐을 경비가 2억 3670만원으로 늘어. 3박4일간 방문단 인원 36명의 끼니당 비용으로 44만원 지출

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자신이 인도 측 초청을 고사하자 인도 측에서 대신 김 여사를 보내 달라고 했다고 주장. 그러나 인도 측은 당초 외교부 장관을 초청. 이후 문체부 장관으로 대체. 관련 공문에도 김 여사 방문 희망 내용은 없다고 함.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는 ‘문화체육부 장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인도를 방문한 것으로 돼 있음

이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숙 특검법’ 발의.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물타기, ‘김건희 방탄용 특검’이라고 반발.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 중.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우선. 수사가 미진했을 경우에 특검 도입을 논의하는 게 맞아(세계일보)

5️⃣곳곳서 막히는 송전선, 심각한 국가 현안

이달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준공될 예정. 당초 목표보다 11년 5개월이나 늦었음.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신시흥-신송도 송전선로’는 59개월, 남해 해상 풍력발전량을 수송할 ‘신장성 변전소’는 62개월 지연. 2008년 ‘밀양 송전탑 사태’ 이후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의 반대, 지자체 소송이 일상화된 때문

2014년까지는 해마다 송전선로가 100km 이상 완공됐음. 이듬해부터 두 자릿수로 떨어져. 지난해 완공된 지상 송전선로 60km. 그 여파로 여주복합화력발전소는 가동률이 30% 수준에 불과. 돈들여 지은 공장이 전력 공급이 안 돼 못 돌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

622조원을 투자하는 경기남부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2050년까지 10GW 필요. 현재 수도권 전력 수요의 1/4. LNG발전소로 급한 불을 끄고 2036년까지 송배전망을 준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실현 불가능. 전력망 건설에 속도를 내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제정해야(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