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계 스파이 기소...정보참사, 민망한 사건

[사설요약]

미국 연방검찰이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를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일한 혐의(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로 기소했음. 간첩죄를 적용하기엔 증거가 부족하지만,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본 것임. 테리는 한국 정보요원을 미 의회 직원들과 연결해 주고 비공개 정보를 한국 측에 넘겨주고, 그 대가로 명품백과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음

미국이 동맹인 한국의 외교·정보 활동과 관련해 한국계 전문가를 간첩에 준하는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한 것은 이례적. 특히 공소장에는 한국 국정원 요원들이 테리 연구원과 함께 명품 매장에서 쇼핑하고 최고급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사진까지 첨부돼 있음. 우리 요원의 허술한 활동이 고스란히 포착된 ‘정보 참사’임. 은밀히 움직여야 할 정보기관이 동맹국에 시비 대상이 된 것도 민망

이번 사건으로 한미 동맹관계에 큰 손상이 가는 일은 없을 것. 지난해 초 미군 병사의 기밀 유출을 계기로 우리 정부에 대한 도감청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동맹의 신뢰에 금 가는 일은 없었음. 다만 양국 관계에 악영향이 없도록 정보 교류나 수집과 관련한 관행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