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풍선' 뒤집어 쓴 대통령실, 그냥 넘길이 아냐

권민철
권민철

[사설요약]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에 떨어졌음. 유해 물질이 발견되진 않았다지만, 국가 최고 통치기관이 북의 위협에 직접 노출된 ‘안보 참사’가 발생한 것. 윤석열 정부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

이번 사태는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밝혔을 때부터 예견된 일. 산과 같은 자연 방어물이 없는 도심 한복판에 대통령실 등 국가 주요 통치시설이 들어서면 대공 방어가 힘들다는 지적이 많았음.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를 듣지 않았음, 작년 1월엔 북의 무인기가 대통령실 주변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기도 했음

사태를 더 키우는 건 윤 대통령의 호전적 태도. 북은 오물 풍선이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혀왔음. 정부로선 국민 안보를 위협하는 대북 전단 단속에 나서는 게 당연. 자존심을 내세울 일이 아님. 그런데도 9·19 군사합의 파기하고 ‘대북 확성기’로 북한을 길들이겠다는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고 있음. 이번 사태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님. 윤 대통령은 사과하고, 지금부터라도 대북 전단 단속에 나서야(한겨레)